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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인 것 같다 본문

가감없이

교사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일인 것 같다

꿈소 2023. 8. 22. 01:33

이제 와서 또 문득, 교사라는 일이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나 체육교사를 그만두고 제주에서 새로운 삶을 사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고 있으니 그 자유로움이 몹시나 부러웠다. 더군다나 쉬이 정들지 않는 이 학교에서의 반년을 보내고 2학기 되어 만난 아이들 마저 정서적 거리감이 느껴져 마음이 무척 공허해졌다. 그렇다고 이런 마음을 누구에게 이야기 한들 돌아오는 건 판단 뿐인 걸 안다. 

아직 고등학교 3학년, 1학년인 아이들의 부모 노릇도 해야 한다. 무턱대로 교사를 그만둘 수도 없다. 그러나 오늘은 너무 교사를 그만 두고 싶어졌다. 과연 이 일이 나에게 맞는 일일까? 교사는 ‘내’가 아니다. 충분히 아이들 앞에서 ‘나’로서 있지 못하다. 진정한 ‘나’로 말이다. 에고를 덜어낸 순전한 ‘나’로 말이다. 꾸역꾸역 학교로 나아가 내가 원하지 않는 것들을 말하고 가르치는 일이 이젠 고단해졌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보면 돈을 벌기 위한 어떤 일을 하든 그제 온전히 ‘나’일리 없지 않을까 싶다. 결국, 어디서도 ‘나’로 살아가는 건, 불가능한 일 아닐까. 차라리 ‘에고’에 속은 채, 그게 전부인 양 살아가는 게 행복한 일이려나. 

나는 홀로서기도 잘 못하는 것 같다. 그동안 그 학교니까 버텼던 게 맞는 것 같다. 너무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었던 것 같다. 그 덕에 다른 일 할 생각일랑 아예 들지 않았던 것 같다. 갑자기 우울해지고 슬퍼진다. 외롭기도 하고. 그렇네. 오롯이 나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내게 주어진 모든 것은 오로지 나 혼자 겪어내야 한다는 게 나를 너무 의기소침하게 만들어 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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